[스포원 리뷰] 맨유의 기나긴 인내심, 챔피언스리그로 가는 올바른 길이었다

레스터의 조급함을 영리하게 이용한 솔샤르 감독

이승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7/27 [18:58]

[스포원 리뷰] 맨유의 기나긴 인내심, 챔피언스리그로 가는 올바른 길이었다

레스터의 조급함을 영리하게 이용한 솔샤르 감독

이승열 기자 | 입력 : 2020/07/27 [18:58]

▲ 레스터에게 완승을 거두며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성공한 맨유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트위터

 

한국시간으로 27일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경기 종료를 알리는 주심의 휘슬 소리가 울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솔샤르 감독은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고, 레스터 시티의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아쉬움에 고개를 떨궜다. 감독을 비롯한 양팀의 선수들과 팬들도 같은 반응이었다. 운명의 장난처럼 리그 최종전에서 맞붙은 두 팀의 결과는 2-0 맨유의 승리였다.

 

이 경기는 레스터에게 매우 불리한 싸움이었다. 레스터는 리그 재개 후 부진을 거듭하면서 최종전을 한 경기 앞두고 맨유와 첼시에게 3, 4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렇기에 레스터는 맨유와의 경기에서 비겨도 안되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반면에 맨유는 3위 자리를 꿰차며 유리한 고지에서 레스터와 싸울 수 있었고, 비기기만 해도 4위 안에 들어갈 수 있었다.

 

레스터와 맨유의 시작점이 다르다는 것은 경기 시작과 함께 알아차릴 수 있었다. 레스터는 골 없이는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할 수 없기에 강하게 맨유를 몰아붙였다. 제이미 바디와 이헤아나초는 전방에서부터 맨유의 수비진을 빠르게 압박했다. 맨유의 선수들은 레스터의 거센 압박에 힘들어했다. 맨유는 리그 재개 후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경기를 소화한 탓에 체력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맨유 수비진의 든든한 대들보였던 해리 매과이어는 전 경기를 선발 출장한 탓에 지쳐보였고, 종종 위험한 곳에서 실수를 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루크 쇼의 부상으로 선발 출전한 브랜든 윌리엄스는 경험이 부족해서인지 급한 마음에 경기 흐름을 여러 번 끊는 모습을 노출했다. 포그바와 브루노 페르난데스도 여전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맨유팬들은 골문을 지키는 데헤아에게도 불안함을 느꼈다. 이번 시즌 기량이 하락한 모습을 보여주어 팬들의 신뢰를 잃었던 데헤아는 이번 경기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이헤아나초의 평범한 땅볼 슛팅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면서 바디에게 세컨볼을 내줬다. 바디가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어 다행인 순간이었다.

 

▲ 경기 중 몸싸움을 펼치는 마샬(좌)과 모건(우)  ©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하지만 레스터의 창 끝은 생각보다 더욱 무뎠다. 벤칠웰, 페레이라, 매디슨 등 팀의 주력 선수들이 부상으로 이탈한 레스터는 지친 맨유의 선수들을 상대로 완벽한 기회를 창출해내지 못했다. 리그 득점 선두인 바디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위협적인 패스를 하나도 전달해주지 못했다. 바디의 파트너로 출전한 이헤아나초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레스터가 맨유의 수비진을 흔들었다면 흐름은 레스터에게 넘어왔겠지만, 레스터는 이를 수행하지 못했다. 레스터의 무딘 공격에 안정을 찾은 맨유는 그들의 흐름대로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 맨유는 섣불리 공격에 나서지 않으며 안정적으로 공을 소유했다. 이 날 불안한 모습을 보인 매과이어 대신 마티치가 수비진으로 내려가 빌드업 과정에 참여했다. 마티치의 안전한 볼 운반은 맨유 전체에 안정감을 부여했다.

 

매서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레스터는 후반 시작과 동시에 공격적으로 나섰다. 레스터는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윌리엄스 쪽을 공략했다. 알브라이튼과 저스틴은 맨유의 왼쪽을 끊임없이 공략했고 공을 박스 안까지 투입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맨유의 수비진은 페널티 박스를 점령하고 있었고, 투입되는 크로스를 모두 안전하게 걷어냈다. 웨스트햄전에서 비판을 받았던 린델로프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고, 매과이어도 후반 들어 평정심을 되찾은 듯 보였다.

 

조급해진 레스터는 결국 자멸의 길에 빠지고 말았다. 후반 26분 레스터의 진영에서 그린우드는 압박을 시도했고, 차우더리는 무리한 개인기를 시도하다 공을 빼앗기고 말았다. 공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던 마샬의 발 밑에 떨어졌고, 마샬은 슈마이켈 골키퍼와 11 찬스를 맞았다. 조니 에반스는 급하게 마샬의 뒤에서 태클을 시도했으나 공은 건드리지 못한 채 마샬의 다리를 걸어버리고 말았다. 앳킨슨 주심은 그대로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는 브루노 페르난데스  © 프리미어리그 공식 홈페이지


이번 시즌 맨유의 구원자였던 브루노 페르난데스는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페르난데스는 폴짝 뛰는 동작과 함께 페널티킥을 처리했다. 슈마이켈 골키퍼는 점프하는 동작에 타이밍을 뺏겼고, 공은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 내내 레스터의 공격을 받아내며 한 방을 노리던 맨유의 전술이 정확히 맞아떨어지던 순간이었다.

 

레스터는 실점 이후에 더욱 바빠졌다. 그러나 평정심을 잃은 레스터 선수들은 제대로 된 공격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바디의 헤더는 골대를 맞고 튕겨 나가는 등 승리의 여신도 레스터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레스터는 또 다시 자멸하고 말았다. 후반 추가 시간 킥을 처리하려던 슈마이켈 골키퍼는 린가드의 압박에 공을 뺏기고 말았다. 린가드는 텅 빈 골대에 공을 밀어 넣으며 맨유의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확정 짓는 골을 성공시켰다. 마지막까지 긴장한 표정이었던 솔샤르 감독은 린가드의 골이 터지고 환한 미소와 함께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경기는 린가드의 골과 함께 맨유의 2-0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맨유는 레스터에게 공격을 계속 허용하면서도 조급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맨유는 레스터를 그들의 페이스에 말려들게 만들었고, 레스터에게서 나오는 실수 한 번을 노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아직 초보 감독인 솔샤르가 보여준 침착하고도 대담한 전략은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스포원=이승열 기자]

스포원 /
이승열 기자
seungyoul119@confac.net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