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프리미어리그 유니폼에 핀 '꽃 한 송이', 추모? 혹은 존중 부족?

양귀비과의 꽃 포피,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승열 기자 | 기사입력 2020/11/12 [15:30]

11월 프리미어리그 유니폼에 핀 '꽃 한 송이', 추모? 혹은 존중 부족?

양귀비과의 꽃 포피,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이승열 기자 | 입력 : 2020/11/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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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월 한 달 동안 프리미어리그 유니폼에 부착되는 포피  ©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11월이 되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구단들의 유니폼에는 빨간 꽃 한 송이가 핀다. 이는 선수들의 가슴 한 가운데에 위치해있어 많은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선수들의 가슴에 핀 꽃 한 송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포피는 기본적으로 '추모'와 '묵념'의 뜻을 담고 있다. 1차세계대전 당시 군의관으로 참전한 존 맥크래가 친구의 전사를 추모하며 '꽃양귀비 들판에서'라는 시를 쓰면서부터 그 의미가 유래됐다. 

 

영국을 포함한 호주, 캐나다 등 1차 대전에 참전한 국가는 종전 선언이 발표된 11월 11일을 ‘리멤버런스 데이(Rememberance day)’라 명하고 매년 기념하고 있는데, 이때마다 가슴에 포피를 달고 수많은 전사자와 피해자를 추모한다. 프리미어리그 또한 이를 추모하기 위해 2012년부터 유니폼에 포피를 달기 시작한 것이다.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는 리멤버런스 데이에 경기 전 2분 동안 묵념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 추모의 의미를 거부한 제임스 맥클린  © 프리미어리그 홈페이지

 

하지만 추모의 의미가 모든 선수에게 달가운 것만은 아니다. 선덜랜드와 위건, 웨스트 브로미치 앨비언 등 수년째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 중인 아일랜드 출신의 제임스 맥클린은 유니폼에 포피를 다는 것을 거부했다.

 

1972년 북아일랜드 분쟁 당시 발생했던 이른바 '피의 일요일' 사건의 의미가 짓밟힐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잉글랜드 공수부대는 북아일랜드 시위대에게 무차별적인 총격을 발포하여 14명의 사망자와 13명의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맥클린은 주장은 충분히 납득 가능했다. 맥클린은 해당 사건이 발생했던 북아일랜드 데리 시의 ‘데리 시티 FC’에서 약 4년간 활약했기 때문이다.

 

이에 많은 잉글랜드 축구팬들은 경기 도중 맥클린에게 야유와 욕설을 보냈으며, 심지어는 살해 협박까지 할 정도로 그를 압박했다. 하지만 맥클린은 포피를 달지 않겠다는 그의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맥클린과 비슷한 입장을 보였다. 2016년 잉글랜드는 리멤버런스 데이를 추모하기 위해 국가대표팀 유니폼에 포피를 다는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FIFA는 스포츠에 정치적 의미가 개입되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며 제안을 거부한 바 있다.

 

잉글랜드는 1차 대전의 승전국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식민지배도 일삼았던 국가이기도 하다.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축구리그를 가진 국가가 다른 국가들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 지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스포원=이승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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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기자
seungyoul119@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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