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팬들과 오랜만에 호흡한 K리그, 응원은 없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8월 1일,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번 시즌 첫 관중 입장 현장을 가다

이승열 기자 | 기사입력 2020/08/02 [15:23]

[현장스케치] 팬들과 오랜만에 호흡한 K리그, 응원은 없었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8월 1일, 인천 유나이티드의 이번 시즌 첫 관중 입장 현장을 가다

이승열 기자 | 입력 : 2020/08/02 [15:23]

81() K리그가 이번 시즌 처음으로 관중들과 함께 호흡했다. 지난해 122019시즌 K리그가 종료된 후 약 8개월 만의 일이다. 직관에 목말라 있던 팬들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경기장을 찾아 오래된 갈증을 해소했다. 발열체크와 문진표 작성 등 입장 절차가 복잡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팬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K리그의 방역 수칙, 잘 지켜지고 있을까?

 

▲ 폐쇄된 티켓 박스와 한 켠에 설치된 임시격리소  © 이승열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의 이번 시즌 첫 관중 입장이 있던 81() 본지 취재팀은 인천축구전용경기장(숭의 아레나)을 찾았다. 경기 시작을 2시간 앞둔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 유니폼을 입은 팬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인천 팬들은 각종 응원도구를 손에 쥔 채 한껏 상기된 표정으로 경기장을 찾고 있었다.

 

구단 관계자들은 관중 맞이 대비에 여념이 없어 보였다. 현장에서 입장권을 판매하던 티켓박스는 감염 위험으로 인해 폐쇄되어 있었다. K리그는 지난달 27일 관중 입장에 대비한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통해 입장권을 온라인에서만 판매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인터넷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들에게는 제대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았다. 실제로, 현장 티켓을 구매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어르신이 스태프에게 설명을 듣는 모습을 목격할 수 있었다. 

 

▲ 일정 거리를 지키며 입장하는 관중들, 스태프들은 마스크와 장갑을 착용하고 관중들의 입장을 돕고 있다  © 이승열 기자

 

경기장 입장 시에는 K리그에서 제시한 방역 수칙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는 듯 보였다. 우선 만약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모든 입장객들에게 전자출입명부(QR코드) 확인을 받는다. QR코드가 사용이 어려운 입장객에 한해서는 수기로 신원을 파악하고 있었다. QR코드를 확인 후에는 티켓 검수와 발열체크 절차를 거치게 된다. 마지막으로는 음식물 반입 여부를 검사한다. 감염 예방을 위해 경기장 내 취식이 금지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뒤 경기장에 들어갈 수 있으며, 과정을 통과한 입장객들에게는 문진 확인 스티커를 붙여주어 안전함을 확인시켜 준다.

 

관중들도 함께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입장객들 보이지 않았다. 입장 시에는 자발적으로 1m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줄을 지어 입장했다. 거리가 가까워질 때에는 스태프들의 거리두기 요청이 있었고, 입장객들도 스태프들의 부탁에 거리를 띄는 모습도 종종 보였다. 입장을 담당하는 스태프들은 마스크뿐만 아니라 장갑도 착용하여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었다. 

 

■ 코로나19가 바꾼 경기장 풍경 

 

▲ 경기장 내에서도 거리두기가 지켜지고 있다  © 이승열 기자

 

경기장 내부에서도 방역 수칙을 준수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되었다. 경기장 곳곳에는 위생을 위한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었다. 스태프들은 관중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서서 마스크 필수 착용 및 지정좌석제 준수 안내 팻말을 들고 있었다. 경기장 내 편의점에서는 물과 음료 외 음식은 판매되지 않고 있었다. 침방울이 튈 수 있는 응원을 자제시키는 장내 방송도 계속해서 흘러나왔다.

 

관중들도 장내 방송에 따라 큰소리를 자제하고 있었다. 원래였으면 함성 소리와 응원 소리로 뜨거웠겠지만, 모두 마스크를 쓴 채 박수 소리로만 응원을 이어가고 있었다. 다만, 슛장면이나 골장면 등에서는 관중들도 감정을 참지 못한 채 여러 감탄사들이 터져 나오고는 했다.

 

평소였으면 볼 수 없는 생경한 장면도 자주 연출되었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여럿이서 함께 온 관중들이 많았지만, 서로 지정된 좌적에서 경기를 관람하여 거리두기를 실천하고 있었다. 인천 응원석도 마찬가지였다. 원래 스포츠 경기의 응원석은 한데 모여 힘찬 응원을 하는 것이 묘미였지만, 이번에는 각자 따로 앉아 응원을 하는 등의 처음 보는 모습들로 변해 있었다.

 

252일 만에 문을 연 '숭의 아레나', 설레는 팬들로 가득했다

 

▲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1,865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 이승열 기자

 

이 날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는 1,865명의 관객이 찾았다. 특히, 지난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상주상무전 이후 252일 만에 안방을 찾은 인천의 팬들은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시즌 인천의 홈경기를 거의 모두 관람한 인천팬 김무빈(21)씨는 이번 시즌 날벼락처럼 (코로나19)사태가 터져서 매우 아쉬었다. 팬도 팬인데 시즌을 준비하던 선수들도 개막이 연기되어 안타까웠을 것이다. 여러모로 아쉽고 안타까웠다.”K리그 개막이 연기되던 때를 기억했다.

 

이어 김씨는 오랜만에 경기장을 찾은 소감으로 곧 입대를 앞두고 있는데 홈에서 열리는 경기를 2경기나 직관할 수 있어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한다. , 팀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오늘 경기를 이길 것 같아서 기쁜 마음으로 경기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다만, 김씨는 유관중 경기를 하면서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 경우 K리그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 있기 때문에 약간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간만에 경기장을 찾은 인천팬 김용준(31)씨와 명제규(28)씨는 관중 입장이 불가능하던 때를 떠올리며 보러올 수 있었는데 안 보러 오는 것이랑, 못 보게 하는 것이랑 느낌이 너무 달랐다.”그래서 유관중 경기로 전환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더 경기장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와 명씨는 영국에서 축구를 보러 갔을 때보다 더 떨리는 것 같다. 토트넘 핫스퍼 스타디움에 있을 때보다 훨씬 설렌다. K리그가 이렇게 소중한 것인지 몰랐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 날 인천의 관중들은 빗속에서도 인천 선수들을 박수로 뜨겁게 응원했다. 비록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 있고, 목소리 응원이 금지되어 있어 열광적이고 시끄러운 경기장을 볼 수는 없었지만, 팬들의 뜨거운 열정만큼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스포원=이승열 기자]

스포원 /
이승열 기자
ksh@confac.net
이 기사에 대한 독자의견 의견쓰기 전체의견보기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 목
내 용
많이 본 뉴스